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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상담과 작성을 돕는 상담사로 봉사한지 올해로 8년이 되었다. 연명의료 결정 제도가 시행되던 2018년 2월 초기에는 국민의 인식 속에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은 다소 생소하고 낯설었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올해 7월 말 기준은 전 국민 중 19세 이상 성인 350만 명 정도가 등록하면서 임종과정에서 무의미한 연명의료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다.
상담을 요청하는 대부분의 대상자는 이미 잘 알고 있다는 마음으로 상담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많이 들어서 알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답을 못하는 것은 잘 모른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상담은 지금이 제대로 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 설명과 질문을 이어가며 상담을 마무리하면 이런 설명 처음 듣는다고 오길 잘 했다고 하시는데, 이때부터 종종 이어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
“근데, 장기기증도 여기서 신청하면 되나요?”
세브란스나 고대병원처럼 병원 내 장기기증 상담센터가 있다면 위치를 안내하면 된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상담하는 경우는 사실모(사전의료의향서실천모임)의 협력기관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안내하고 있다. 최근에는 뇌 기증을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는 주요 대학병원의 뇌 기증센터가 있는 병원에 연계(세브란스 뇌 은행, 서울대병원 뇌 은행 등)하면 된다.
올 6월 신촌세브란스에서 60대 후반의 여성 환자가 병원 진료 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위해 상담실을 방문했다. 상담이 끝나고 장기기증에 대한 문의가 있어 병원 내 위치를 안내해 드렸는데 머뭇머뭇하시더니 다시 질문을 이어가셨다.
“뇌도 이식이 가능한가요?”
그동안 상담하면서 뇌를 장기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장기이식은 기증자의 사전死前 또는 사후死後에 타인에게 신체의 일부(간, 신장, 췌장 등 일부)를 기증을 통해 가능하다. 그러나 뇌는 장기가 아니며 현행 법률(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상 이식 가능한 장기 목록에 '뇌(Brain)'는 포함되지 않았다. 뇌 이식은 윤리적, 의료적으로 불가함을 환자에게 설명드리면서 누구에게 이식을 하고 싶었는지 여쭈었다.
환자에게 24주 만에 세상에 나온 올해 일곱 살이 된 외손녀가 있었다. 극소 저체중의 미숙아로 태어났고 당시 소뇌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했다. 외손녀는 출생과 동시에 인큐베이터에서 세상을 접하고 수개월이 지나서 퇴원할 수 있었다. 소뇌는 우리 몸의 균형 감각, 자세 유지,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조절 그리고 일부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기관이다. 소뇌가 없는 외손녀를 볼 때마다 할머니의 눈가에 눈물이 차오르곤 했다고 하셨다. 손녀는 스스로 고개를 가누거나, 앉고, 기고, 걷는 등의 모든 대근육·소근육 발달이 늦어져 몸이 흐느적거렸다. 한 번 아플 때마다 태어난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면 많은 의료진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맞이할 정도로 외손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제 손녀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다. 할머니 입장에서는 내가 줄 수 있다면 내 뇌라도 주고 싶다고 생각하신 끝에 나온 질문이었다. 자식 키워 본 부모라면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지금도 작업치료와 물리치료를 위해 여러모로 알아보고 계신다며 뇌 이식이 불가하다는 설명에 그늘진 모습으로 가셨는데 뒷모습을 바라보며 많이 안타까운 하루였다.
이 시점에서 상담을 위해 뇌 기증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뇌 기증’ 프로그램은 치매, 파킨슨병 등 뇌 질환 극복을 위해 사망 후 자신의 뇌를 연구목적으로 기증하는 것이며 뇌 기증 희망자의 뇌는 오직 진단과 연구목적으로만 사용한다. 그럼 뇌 기증은 어떤 절차로 이루어질까?
첫째, 신청방법으로 뇌 기증 희망자 등록 신청서를 작성한다. 둘째, 기증절차는 뇌 기증 희망자가 돌아가시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병원 신경병리 전문의로 구성된 전문 부검팀이 뇌 부검을 진행 후 보관한다. 셋째, 인도방법은 뇌 부검 후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한 뒤 유가족께 인도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뇌기증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는 아직 뇌기증자가 적어 뇌질환 연구를 위해 많은 기증자의 결정이 시급하다. 단, 시신기증자는 뇌 기증을 할 수 없으니 참고해서 기증 의사를 밝혀야 한다. 장기 기증과 뇌 기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권의 책을 추천드린다.

《우아한 노년》 (데이비드 스노든 저 / 유은실 역, 사이언스북스, 2003)
뇌기증과 알츠하이머 연구 분야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감동적인 명저로 75세부터 106세까지의
수녀 678명이 사후 뇌기증을 약속하고 참여한 ‘수녀 연구(NunStudy)’를 바탕으로 쓰였다.
《특별한 해부학 수업》 (허한전 저 / 김성일 역, 시대의 창, 2019)
대만 츠지의대의 시신 및 뇌기증 문화를 바탕으로 생명 존중과 기증의 의미를 다룬 책으로 단순한 의학 지식 전달을 넘어, 자신의 몸을 기증한 ‘시신 스승’들과 그 유가족을 통해 삶과 죽음을 배우는 의대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생명나눔, 영원한 기억의 편지》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의 여덟번째 사례집(2026.5)
장기기증 현장의 실제 이야기들을 담은 수기·에세이집으로 뇌사 장기기증을 결단한 유가족들이 떠난 이에게 보내는 그리움의 편지, 새 삶을 얻은 이식 수혜자들의 감사 메시지, 그리고 장기구득 코디네이터들이 현장에서 겪은 진솔한 기록이 담겨 있어 장기기증의 실제 과정과 감동이 담겼다.
《트랜스플란트: 장기이식의 모든 것》 (니콜라스 L. 틸니 저 / 김명철 역, 청년의사 2009)
장기이식이 의학적 불가능에서 인류의 삶을 구하는 의술로 발전해 온 과정과, 그 뒤에 숨겨진 기증자들의 희생·윤리적 고민들을 흥미진진한 이야기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1.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 상담 기관
1)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KONOS)
역할: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국내 장기·조직·혈액 관리 총괄
문의: 02-2628-3602 (기증 희망 등록) / www.konos.go.kr
2) 한국장기조직기증원 (KODA)
역할: 뇌사 장기기증 및 인체조직기증 관리 및 상담 전문 기관
문의: 1577-1458 (24시간 기증 상담 콜센터) / www.koda1458.kr
3)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역할: 민간 장기기증 희망 등록 및 생명나눔 캠페인
문의: 1588-1589 / www.savedlife.or.kr
4)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역할: 천주교 서울대교구 산하 장기기증·장기이식 등록 기관
문의: 02-727-2485 / www.osstream.or.kr
2. 뇌기증 (연구 목적 사후 뇌자원 기증) 상담 기관
참고: 뇌기증은 살아있는 환자의 치료용 이식이 아닌, 사망 후 뇌 질환 연구를 위해 뇌 은행에 기증하는 절차를 의미
1) 한국뇌연구원 국립뇌은행
역할: 국가 차원의 뇌 자원 수집 및 관리 전문 기관
문의: 053-980-8200 / main.kbri.re.kr
2) 주요 대학병원 뇌은행 (예: 세브란스 뇌은행, 서울대병원 뇌은행 등)
역할: 퇴행성 뇌질환 및 뇌 연구를 위한 사후 뇌기증 상담 및 절차 진행
문의: 각 상급종합병원 뇌은행 담당 코디네이터
(예: 세브란스 뇌은행 010-4083-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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