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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통합돌봄'의 보이지 않는 공백…도서·산간과 구강 노쇠[특별기고]
    2026-05-22 11:28:10
    관리자
    조회수   14

    김현정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대한디지털헬스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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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1사단 의무근무대 군의관이 지난해 3월 13일 주둔지 인근 마을인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민의료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해병대1사단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금, 한국 사회는 '얼마나 오래 사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그 해답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지난 3월 27일 시행된 '통합돌봄'이다. 의료, 요양, 돌봄, 주거를 통합해 익숙한 곳에서 편안하게 나이 들고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제도는 초고령사회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름부터 '돌봄통합'인지 '통합돌봄'인지조차 정리되지 않은 현실은, 제도의 미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3월 시작된 '돌봄통합 지원법' 기반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기존 국가단위 서비스 30여 종과 지자체의 '지역특화서비스'를 연계해 제공하는 구조다. 장기요양 재가서비스(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복지용구), 노인 맞춤 돌봄, 방문진료를 포함한 재택의료, 보건소 방문 건강관리, 노쇠 예방관리, 치매 관리 등을 하나로 묶어 대상자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통합돌봄 대상자는 "질병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혼자서는 일상을 유지하기 어려워 복합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다. 즉 연령이나 질환이 아니라 '상태' 중심으로 정의된다.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 만성질환, 퇴원 후 관리 필요, 가족 돌봄 부재, 복합 서비스 필요성이 핵심 기준이다. 기존 제도가 기능, 등급, 질환 중심이었다면, 통합돌봄은 '사람 한 명'을 중심으로 문제를 통합적으로 바라본다는 관점의 전환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26년 통합돌봄 예산은 총 914억 원, 실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은 약 620억 원 수준이다. 이를 전국 229개 시·군·구에 나누면 지자체당 평균 3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등 연계 재원을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훨씬 크다. 노인 맞춤 돌봄 사업만 해도 2026년 5894억 원 규모로 확대됐고, 노쇠 예방관리와 취약지 지원 사업도 새롭게 추진되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문제는 '예산의 총량'이 아니라 '작동 방식'이다. 다양한 재원이 존재하지만 유기적으로 통합되지 못하면 서비스는 분절되고, 결과적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자체의 재정 여건과 준비 수준에 따라 서비스 격차가 발생하는 구조는 제도 정착의 중요한 장애요인이다.

     

    본문 이미지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통합돌봄정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DB) ⓒ 뉴스1 김성진 기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통합돌봄정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DB) ⓒ 뉴스1 김성진 기자

     

    통합돌봄은 '찾아가는 서비스'다. 그러나 현실은 정보 취약계층은 배제될 가능성과 지역별 제공되는 서비스의 편차가 크다. 구강, 영양, 사회적 고립과 같은 비가시적 건강 요소는 공백이다. 무엇보다 도서·산간 지역과 같이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의 대상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자체가 제한적이다. 여기에 더해 돌봄을 수행하는 '사람'의 문제도 심각하다. 전담 인력은 부족하고, 기존 인력에 업무가 전가되면서 지속가능성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에서는 일정 부분 기능하지만, 도서·산간과 농어촌 지역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방문간호, 방문요양, 방문재활과 같은 기본 서비스조차 부족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동 거리와 시간, 낮은 수익성, 인력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돌봄의 손길이 닿지 않는다. 결국 가장 취약한 고령자일수록 돌봄 체계 밖으로 밀려나는 역설이 발생한다.

     

    교육의 부재라는 근본적 문제도 있다. 통합돌봄 대상자는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중심으로 건강 상태가 불안정하고, 디지털 문해력 또한 낮은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서비스 접근 자체가 제한되는 이중의 장벽이 존재한다. 과거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 제도가 존재해도 전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통합돌봄은 가장 취약한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해야 하며, 그 출발점은 교육과 사람에 대한 투자다. 통합돌봄의 핵심은 단순히 기존 서비스가 통합되어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상에서 건강하게 살기', '이해 가능한 돌봄 제공'과 '수행 가능한 관리'다. 통합돌봄은 제도가 아니라 결국 사람이 만드는 서비스다.

     

    이 지점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서비스 공백이 있다. 바로 '구강 노쇠'다. 현재 통합돌봄은 혈압, 혈당, 낙상 위험과 같은 '보이는 지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전신 건강의 출발점인 구강은 여전히 사각지대다. 구강 노쇠는 씹기, 삼키기, 말하기, 침 분비 기능의 복합적 저하로, 영양 불균형과 근감소증, 전신 노쇠, 낙상, 폐렴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다. 특히 전신 노쇠보다 약 2~3년 먼저 나타나는 '선행 신호'라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예방 개입 시점이다. 그럼에도 현재 통합돌봄 체계에는 구강 노쇠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구조가 없다. 구강 관리는 여전히 '칫솔질 도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개인 또는 가족의 책임으로 방치돼 있다. 이는 명백한 구조적 공백이다.

     

    시작이 반이다. 통합돌봄은 이미 시작됐다. 통합돌봄의 성패는 단순한 예산 확대에 있지 않다. 분절된 재원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지역 간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보이지 않던 공백 서비스를 어떻게 발굴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로 전환할 것인지, 그리고 통합돌봄에 관련된 사람들의 역량 강화에 달려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정책적 의지와 함께, 재정 구조의 재설계와 실행 체계의 정교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본문 이미지 - 김현정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대한디지털헬스학회 이사장)

    김현정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대한디지털헬스학회 이사장)

    opini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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