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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300만 명 의미와 과제
    2025-08-29 14:51:36
    관리자
    조회수   15

    오피니언 시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300만 명 의미와 과제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발표에 따르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국민이 지난 10일 기준으로 300만 명을 넘었다. 2018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7년6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전체 성인 인구의 6.8%이고, 65세 이상 인구의 21%가 등록했다. 여성의 참여율은 남성의 두 배 수준으로 높은 것이 눈에 띈다.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 고령화 가속과 1인 가구 급증에 따른 가족 구조의 급변, 의료 기술 발달로 인한 ‘삶의 연장’과 ‘삶의 질’ 사이의 갈등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법 시행 7년 만에 성인 6.8% 등록
    무의미한 치료 거부할 권리 공감
    의향서 법적 효력 제대로 보호를

    중앙일보.jpg

    김지윤 기자

     

    부모 세대의 돌봄과 임종을 경험한 중·장년층이 늘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삶의 유한성과 치료 한계를 깨달은 것도 큰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죽음 이야기를 꺼리는 문화가 강했지만, 이제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 법 제정과 전국 보건소·의료기관·비영리단체의 상담·홍보 활동으로 제도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참여 확대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제 웰다잉 문제는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준비해야 할 생활 과제가 됐다.

    300만 명이란 성과는 우연히 찾아온 것이 아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 환자를 위해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법이 필요하다며 노력한 분들, 각 지역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을 홍보하고 상담해온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덕분이다. 2016년 국회의 연명의료결정법 제정을 주도했던 필자가 보기에 300만 명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병원이나 가족에게 마지막 결정을 맡기지 않고 내 삶의 마지막은 내가 결정하겠다는 사회적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 과정에서 여러 한계도 드러났다. 먼저 현행 법령은 인공호흡기 등 특수연명의료는 거부할 수 있지만, 영양분 공급, 물 공급, 산소의 단순 공급 같은 일반적 연명의료는 중단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임종기에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하며 호흡이 멈추는 순서로 생명이 꺼져 가는데, 인공호흡은 중단할 수 있으면서 인공영양 공급 중단은 못 하게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완화의료 현장에서는 영양·수분 공급이 오히려 불편과 고통을 유발해 환자가 거부하는 사례도 많지만 현행법은 이를 허용하지 않아 갈등을 낳는다.

    둘째, 연명의료 거부 가능 시기가 너무 짧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사망이 임박한 ‘임종 과정’ 환자로 대상 범위를 제한하고 있어 의사 두 명이 임종 과정이라고 판단한 경우에만 중단을 허용한다. 말기 환자는 수개월 안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더라도 아직 임종 과정이 아니면 인공호흡기를 뗄 수 없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사망자 중 연명의료를 중단한 비율은 12.7%에 불과했다. 말기와 임종 과정을 구분하는 것도 의학적으로 어려워 암 이외의 질환에는 적용이 잘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셋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법적 효력이 충분히 보호되지 않는다. 등록해도 가족의 강한 반대가 있으면 환자의 뜻이 무시되는 사례가 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의사가 중단을 원할 경우 가족 전원의 합의를 요구하는데, 가족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중단이 불가능하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이나 무연고자는 가족의 서명을 구할 수 없어 자기결정권이 사실상 박탈된다.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 한국사회에서 웰다잉 문화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정부는 등록기관 확충과 상담 지원 등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내 삶은 내가 결정한다”는 인식을 모든 세대에 확산하기 위해 연명의료 결정뿐 아니라 장기 기증, 장례 절차, 재산 상속과 같은 다양한 삶의 마무리 문제들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300만 시대는 사회적 인식의 큰 변화다. 이제는 노인뿐 아니라 젊은 세대도 품위 있는 죽음을 준비하는 웰다잉 문화 확산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연명의료 거부 범위를 넓히고, 미국·독일·이탈리아처럼 영양·수분 공급까지 포함한 연명의료 중단을 허용하며, 환자의 사전의향서를 법적으로 강력하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누구나 마지막 순간까지도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2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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