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알림마당   /   웰다잉소식

    웰다잉소식

    [동아일보] “연명의료 거부”에도… ‘가족 반대-환자뜻 불확실’ 이유 17%만 이행[‘임종 난민’ 갈길 먼 존엄한 죽음]
    2026-05-21 12:16:44
    관리자
    조회수   226

    이호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종이 위 멈춘 ‘존엄하게 죽을 권리’
    65세이상 84% “연명의료 안받을것”
    “부모님에 불효” 자녀들 반대 많고… “정신 온전하지 않아” 가족뜻 따라
    호스피스 부족해 연명의료 의존도… “본인 뜻 우선 임종계획 정착돼야”

    ‘연명의료결정제도’ 도입 이후 지난달 말까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은 335만 명을 넘었지만 실제 이행률은 낮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연명의료결정제도’ 도입 이후 지난달 말까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은 335만 명을 넘었지만 실제 이행률은 낮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최근 치매를 앓던 어머니를 떠나보낸 김지영(가명) 씨는 임종 전 인공호흡기를 달고 고통스러워하던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잊지 못한다. 김 씨의 어머니는 10여 년 전부터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지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같은 공식 서류는 작성하지 않았다.

    지병이 급속히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에게 의료진은 인공호흡기를 달고 혈압 상승제를 투여했다. 가족들은 “이제 어머니를 편히 보내드리자”고 뜻을 모았지만 병원 측은 환자의 의사 확인 없이 의료 행위를 중단하면 안락사가 된다며 연명의료 중단을 거부했다. 김 씨는 “어머니 정신이 온전할 때 사전의향서를 쓰지 못한 걸 후회한다”고 했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줄이고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환자의 뜻이 국내에선 여전히 실현되기 어렵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사전의향서 종이 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나답게 죽을 권리’ 박탈당하는 환자들
     

     

    5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가장 최근 조사인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의 84.1%는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서 연명의료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고통 속에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고, 병원비와 돌봄 부담 등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연명의료를 중단하려는 주된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실제로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사망하는 환자의 비중은 이보다 훨씬 낮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서 65세 이상 사망자 중 연명의료를 중단한 이들은 16.7%에 그쳤다.
     

     

    연명의료 중단 의향이 지켜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가족들의 반대다. ‘부모가 사망하기 전 의료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자책, ‘연명의료 중단을 받아들이는 건 불효’라는 인식이 환자의 뜻을 거스르게 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한 보호자의 20.3%는 가족 간 갈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하은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환자가 사전의향서를 썼더라도 보호자들이 연명의료를 강력하게 원하면 병원이 거부하기 어렵다”고 했다.

    연명의료 중단 이후가 두려워 중단 결정을 철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임종기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심리적 안정을 돕는 호스피스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상범 대한재택의료학회 총무이사(신내의원 원장)는 “낮은 호스피스 수가 때문에 주로 공공병원이나 종교적 배경이 있는 의료기관만 완화의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가정형 호스피스도 많이 부족해 지방일수록 이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치매 환자 등 임종기에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밝힐 수 없는 환자들은 사전의향서를 썼더라도 가족의 뜻에 따라 연명의료를 지속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찬녕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특성상 연명의료 중단이 본인의 진짜 뜻인지 불명확해 결국 보호자 뜻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연명의료 중단 넘어 ‘사전 돌봄 계획’ 세워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자 본인의 선택이 연명의료 결정에 반영되는 비율은 절반에 못 미친다. 당사자가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19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쓰거나, 말기 또는 임종기 환자가 주치의와 상의해 연명의료 중단 의사를 밝히는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18년 2월 연명의료 결정 제도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이렇게 본인 의사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는 전체 중단 환자의 44.2%(22만4567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위해 연명의료 결정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답게 죽을 권리’를 강조하는 선진국에서는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사전 돌봄 계획(ACP·Advance Care Planning)’을 세운다. 미국은 사전의료지시서 ‘다섯 가지 소원(Five Wishes)’ 양식이 널리 활용된다. 통증 완화 등 구체적인 의료 행위, 돌봄 환경, 임종기 정서적 요구 사항은 물론이고 장례 방식까지도 당사자의 뜻을 최대한 반영한다. 영국도 심폐소생술 시행 여부, 병원 이송 등 응급 치료 범위 등을 사전에 정한다.

    윤영호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은 “의료진이 환자의 의사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돌봄 계획을 수립하는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며 “정부가 국민의 죽음의 질을 책임지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작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임종기 의료와 돌봄 방식부터 장례 방식까지 본인의 뜻대로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기자 number2@donga.com

     

    원문기사바로가기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60506/133866465/2

    댓글

    댓글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기사날짜 조회수 첨부 파일
    공지 [국제뉴스] 배우자 잃은 어르신 위한 웰다잉교육…"슬픔 극복·새 삶의 시작" 관리자 2026-07-02 25
    공지 [헬스조선] “치료는 사람을 살리고, 연결은 삶을 버티게 합니다”[아미랑] 관리자 2026-06-30 28
    공지 [이데일리] "우리 엄마 죽게 하려는 거냐"…대학병원에서 가장 미움받는 의사 [목격자] 관리자 2026-06-27 29
    공지 [한겨레] 삶의 마지막 순간, 우리는 안녕한가 [건강한겨레] 관리자 2026-06-26 45
    공지 [뉴시스] 30년간 재택 임종 지킨 日의사 "당신이 마지막 머물 곳은?"[인터뷰] 관리자 2026-06-17 74
    공지 [의사신문] 환자·시민단체 “연명의료 ‘말기’ 확대 전 판단 기준 마련해야” 관리자 2026-06-11 68
    공지 [동아일보] 노인 자살 1위 나라에서 ‘존엄한 죽음’이란 [오늘과 내일/우경임] 관리자 2026-06-06 49
    공지 [한겨레] 내년 하반기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온라인으로도 작성·등록 관리자 2026-06-03 108
    공지 [아시아투데이] 지방 인프라·무연고자 연명의료 그늘…허울뿐인 ‘웰다잉’ 관리자 2026-06-03 94
    공지 [한겨레] “모든 삶은 기록되어 마땅하다” 죽음 마중하는 서른명의 자서전 관리자 2022-12-24 352
    143 [대전일보] "잘 죽는다는 건 잘 살아왔다는 것"…호스피스 현장 지키는 김근수 파트장 관리자 2026-05-31 134
    142 [경남매일] 웰다잉과 호스피스 완화의료 [건강백세]    관리자 2026-05-28 108
    141 [국민일보] 임종은 시설 대신 내 집에서… ‘학대 없는 노년’ 돕는다 관리자 2026-05-25 104
    140 [국민일보] 생애 말기 의료와 돌봄 제도, 재설계하자[민태원의 메디컬 인사이드] 관리자 2026-05-21 97
    139 [연합뉴스] 수천명의 죽음 배웅한 능행스님…"삶을 아낌없이 껴안자" 관리자 2026-05-20 126
    138 [뉴스1] '통합돌봄'의 보이지 않는 공백…도서·산간과 구강 노쇠[특별기고]    관리자 2026-05-20 99
    137 [동아일보] “존엄하고 품위 있는 죽음, 이별의 과정을 아름답게 하는 것” 관리자 2026-05-19 115
    136 [후생신보] 세종충남대병원, ‘연명의료 오감 캠페인’ 개최…“삶과 죽음 의미 함께 생각” 관리자 2026-05-19 104
    135 [머니투데이] "집에서 죽을래" 엄마는 결국 응급실서 떠났다...임종 전 '강제 치료' 왜? 관리자 2026-05-15 121
    134 [중앙일보]환자 원치 않아도 콧줄로 강제 급식…“연명의료 중단 선택할수 있게 해야” 관리자 2026-05-15 407
    133 [동아일보] “호스피스 확대”… 존엄사 보장 첫걸음[횡설수설/신광영] 관리자 2026-05-13 101
    132 [동아일보] “연명의료 거부”에도… ‘가족 반대-환자뜻 불확실’ 이유 17%만 이행[‘임종 난민’ 갈길 먼 존엄한 죽음] 관리자 2026-05-06 226
    131 [중앙일보]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오피니언:권근영의 문화노트]    관리자 2026-04-29 157
    130 [브라보마이라이프]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관리자 2026-04-23 206
    129 [경향신문]나의 죽음을 가족에게 알려라 관리자 2026-04-15 181
    1 2 3 4 5 6 7 8 9 10

    상담신청

    교육문의

    e 뉴스레터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