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소식
“온라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에 충분한 정보 제공·상담체계 필요”
“호스피스·완화의료 인프라 확충과 비자발적 치료 포기 방지 촉구”
손의식 기자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는 정부의 연명의료 결정 기준 확대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온라인 등록 허용 방안과 관련해 말기 환자 판단 기준 정교화와 의사결정 지원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11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연명의료 중단 및 유보 시기를 기존 ‘임종기’에서 ‘말기 환자’ 단계로 확대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온라인 등록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명의료결정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들 단체는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무의미한 연명의료로 고통받는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인간다운 존엄한 마무리를 보장하겠다는 정부의 취지, 즉 환자의 자기결정권 존중이라는 큰 틀의 방향성에는 깊이 공감한다”며 “다만 이번 개정안이 의료 현장에 법적·의료적 혼선과 잠재적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제도 시행 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말기 환자’에 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의학적 판단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기존 ‘임종기’가 수일 내 사망 가능성이 높은 상태인 것과 달리, ‘말기’는 수개월 이상 연명이 예상되는 상태로 예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의사나 의료기관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 연명의료 중단 시점을 두고 의료진과 가족 간 갈등이 발생하거나, 치료 가능한 환자가 조기에 치료를 포기하는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질환별로 정교하고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에 따른 부작용 방지 대책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온라인 등록 도입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연명의료 중단은 생명과 직결된 엄중한 결정”이라며 “비대면 등록 과정에서 환자가 제도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주변의 강요나 심리적 위축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작성하는 것을 방지해야 하고 철회 절차도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 등록 시 전문 상담원과의 화상 상담을 의무화하거나, 단계별 필수 교육 영상을 시청하도록 하는 등 철저한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말기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인프라 확충도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연명의료를 중단하거나 유보한 말기 환자들이 고통 없이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완화치료와 돌봄 서비스가 필수적”이라며 “현재도 턱없이 부족한 호스피스 병상과 전문 인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제도적 기준만 낮추는 것은 환자들을 사각지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제도 확대에 걸맞은 돌봄 인프라 예산 증액을 정부에 촉구했다.
연명의료 결정 기준 확대가 치료 기회 상실이나 의료비 절감, 병상 회전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부작용을 차단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들 단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존중이라는 명목하에 연명의료 결정 기준이 확대되지만, 자칫 의료 현장에서 이를 악용해 더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박탈당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코로나19 시기 병상 부족 사태 속에서 중증 환자들이 겪었던 비극적인 경험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한다”며 “이번 법 개정으로 경제적 취약계층의 비자발적 치료 포기 위험을 방지하고,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받을 권리가 위협당하지 않도록 다중의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생명이 경제적 논리나 현장의 편의성 때문에 조기에 포기되는 일이 없도록 법적·제도적 방비책을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는 이번 입법예고 기간 동안 환자단체와 시민단체, 의료계의 현장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법이 가지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확대 취지가 왜곡 없이 구현되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문기사보러가기 http://www.doctors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8509





댓글